<정통> G. K. 체스터톤 지음 , 홍병룡 옮김

교회저서 가운데 자주 인용하는 인물들과 책이 있다. 초대교회 인물은, 어거스틴(Augustine, 354-430). 근대로 오면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이다. 현대라면 당연히 C. S. 루이스(C. S. Lewis, 1898-1963.)이다. 조나단 에드워즈와 C. S. 루이스 사이를 살았던 인물 가운데 인용되는 인물이 바로 G. K. 체스터톤(G. K. Chesterton, 1874-1936)이며, 그의 저서 가운데 <정통, Orthodoxy>은 의미가 깊은 저서이다.

영국의 언론인, 기독교 변증가, 비평가, 시인, 소설가인 체스터톤은 특히 <브라운 신부> 시리즈라는 추리소설로 유명하며, 1922년에 48세에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놀라운 사실은 역시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설가이자 기독교 변증가인 C. S. 루이스가 체스터톤의 책을 읽고 회심했다는 것.

체스터톤은 34세(1908년)에 이 책을 썼다. 나는 45세에 이 책을 읽으면서 좌절한다. 머리가 멍한 책이다. 300p 가 넘는 이 책을 그냥 읽었다. 밑줄을 그으며 읽었는데 참으로

인용하기에 좋은 문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멋 있는 나무는 보이는데 숲은 보이지 않는다. 단지 나의 무식함을 탓할 뿐이다.

다음에 발췌한 문장들은 그 멋진 나무들이다. 나무들이 멋져서 인터넷 상에서

이런 멋진 문구들이 인용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본다.

1. 나는 그것을 내 철학이라고 부르지는 않겠다. 내가 만들어 낸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인류가 그것을 만들었고 그것이 또한 나를 만들었다. (p32쪽)

2. 어떤 신앙이나 철학을 놓고 어느 관점에서 보든 그것이 참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일은 이보다 더 큰 책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나큰 과업이다.(p33).

3. 창조적인 예술가가 미치는 경우는 드물다(p47)

4. 미친 사람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처럼 이유가 없는, 태평스러운 행동들이다 왜냐하면 미친 사람은(결정론자들처럼) 보통 모든 것에서 너무 많은 이유를 찾아내기 때문이다. 미치광이는 그런 무의미한 행동을 볼 때 온갖 음모가 담겨 있는 심각한 행위로 해석할 것이다.(p51)

5. 미치광이는 자기의 이성을 잃은 사람이 아니다. 미친 사람은 자기의 이성만 빼놓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p52)

6. 우리는 유물론적 철학이(참이든 아니든) 어떤 종교보다도 훨씬 더 편협하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물론 어느 의미에서 모든 지적인 관념들은 편협하다고 할 수 있다. 그 관념들은 그것들 자신보다 더 넓을 수는 없다. 그리스도인은 무신론자가 제한성을 갖고 있는 것과 똑같은 의미에서 제한성을 갖고 있을 뿐이다. 그는 기독교를 거짓으로 생각하면서 계속 그리스도인으로 남을 수는 없는 법이다. 무신론자 역시 무신론을 거짓으로 생각하면서 계속 무신론자로 남을 수는 없다. (p62)

7. 광기란 뿌리 없이 사용된 이성, 빈 공간에 있는 이성이라고 요약될 수 있다. ~ 신비주의가 사람들로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게 해 준다. 당신이 신비를 갖고 있는 한 당신은 건강한 셈이다. 당신이 신비를 파괴할 때에는 병적인 상태를 초래하게 된다. 평범한 사람은 언제나 온전한 정신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p68)

8. 이성이냐 믿음이냐 하고 늘 양자택일을 이야기 하는 것은 한가한 소리에 불과하다. 이성 그 자체가 믿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각이 실재와 어떤 관게가 있다고 주장하는 일도 일종의 믿음의 행위이다.(p79)

9. 만일 진화가 어떤 것이든 파괴한다면, 종교가 아니라 합리주의를 파괴한다.(p81)

10. 실용주의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가 꼭 생각해야 할 바를 생각하고 절대자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말라고 일러준다. 그런데 그가 꼭 생각해야 할 중의 하나가 바로 절대자이다. 이 철학은 일종의 구두적인 역설이라고 할 수 있다. 실용주의는 인간의 필요와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인간의 우선적인 필요의 하나는 실용주의자 이상의 그 무엇이 되는 것이다. (p85)

11. 모든 의지적인 행동은 제각기 스스로를 제한하는 행동이다. 행동을 원한다는 것은 곧 제한을 원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각 행동은 자기 희생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이 무언가를 선택할 때는 다른 모든 것을 배격하기 마련이다. (p91)

12. 영웅에 대한 사랑은 한 폭군에 대한 미움보다 더 끔직한 것이다. 영웅에 대한 미움은 자선가에 대한 사랑보다 더 관대한 것이다.(p100)

13. 전설은 대체로 온전한 정신을 가진 대다수의 마을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반면에 책은 보통 한 미친 사람의 손에 의해서 쓰여지기 때문이다.(p106)

14. 땅이 하늘을 심판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땅을 심판한다. (p109)

15. 아이들은 산타클로스가 자기네 스타킹 속에 장난감이나 사탕을 선물로 넣어 주면 고마움을 느낀다. 그런데 산타클로스가 내 스타킹 속에 두 개의 기적적인 다리를 선물로 넣어 주었을 때 어찌 내가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담배나 슬리퍼를 생일 선물로 받으면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그런데 내가 출생을 생일 선물로 받았을 때 그분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p119쪽)

16. 당신이 어떤 것을 사랑할 때는 기쁘기 때문에 그것을 사랑할 만하고 슬프기 때문에 그것을 더 사랑할 만한 법이다. (p143)

17. 자기가 사랑하는 곳을 망하게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어떤 이유 때문에 그곳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 장소를 개선하게 될 사람은 아무런 이유 없이 그곳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p148)

18. 자살은 하나의 죄일뿐 아니라 대표적인 죄이기도 하다. 그것은 존재 자체에 관심을 두기를 거부하는, 궁극적이고 절대적인 악이다. 즉 인생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기를 거부하는 행위이다.

한 사람을 죽이는 사람은 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죽이는 사람은 모든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 (p154)

19. 모든 창조와 출산은 곧 꺽어 내는 행위라는 이 원리는, 모든 성장은 가지가 갈라지는 움직임이라는 진화의 원리와 마찬가지로, 우주를 가로질러 일관성 있게 흐르는 하나의 원리다. 여인은 한 아이를 출산하는 중에 한 아이를 잃는다. 모든 창조는 분리이다. 출생은 죽음만큼이나 엄숙한 이별이다. (p163)

20. 한 사람이 자기가 완전히 확신하는 것을 변호하는 일은 무척 어려운 작업이다. 그가 부분적으로만 확신할 때는 그 일이 비교적 쉬운 편이다. 부분적으로 확신하는 것은 그에 관한 이런 저런 증거를 발견했고, 그가 그것을 설명 할수 있기 때문이다. (p173)

21. 너무나 복잡한 현대 생활을 영위하는 현대인이 교회가 너무 단순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너무나 시시한 현대 생활을 영위하는 현대인이 교회가 너무 멋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p187)

22. 만일 당신과 세계 사이에 벽이 있다면, 당신이 스스로를 벽 안에 갇혀 있다고 묘사하든 벽 밖으로 쫓겨 났다고 묘사하든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모든 정상적인 정서 바깥에 있는 보편성이 아니다. 우리는 모든 정상적인 정서 안에 있는 보편성을 원한다. (p196)

23. 미치광이가 되는 일은 쉽다. 이단이 되는 것도 쉽다. 현 시대가 멋대로 하도록 내 버려 두는 편이 언제나 쉬운 법이다. 정작 자신의 분별력을 잃지 않는 일이 어려운 법이다. (p205)

24. 넘어지는 일은 언제나 간단하다. 우리가 넘어질 수 있는 각도는 수없이 많지만, 설 수 있는 각도는 단 하나이기 때문이다. (p205)

25. 우리는 현실을 이성에 맞추려고 그것을 바꾸고 있지 않다. 우리는 이상을 바꾸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쉽기에 (p214)

26. 인류가 얼마나 자주 그 이상을 닮는 일을 실패했는가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럴 경우 그 모든 예전의 실패가 언젠가는 열매를 맺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가 얼마나 자주 그 이상을 바꾸는가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된다. 그럴 경우 그 모든 예전의 실패는 결코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27. 정통파에게는 언제나 혁명이 있을 수 있소 혁명은 곧 회복을 뜻하기 때문이오(p221)

28. 기적은 하나님의 자유를 의미할 따름이다. (p253)

29. 내가 내 이웃을 사랑하기 원하는 것은 그가 곧 나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곧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세계를 동경하고 싶은 것은 마치 거울을 좋아하듯이 그것이 본인의 자아이기 때문이 아니라, 마치 한 여성을 사랑하듯이 그녀가 전혀 다른 존재이기 때문이다. (p260)

30. 기독교는 전능함이 오히려 하나님을 불완전한 존재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지구상의 유일한 종교다. 오직 기독교만이, 하나님이 온전한 하나님이 되려면 왕이었을뿐 아니라 반란자이기도 했음에 틀림 없다고 생각했다. (p271)

31. 사람은 기쁨을 기본으로 갈고 슬픔을 표면적으로 느낄때 좀 더 그 본연의 모습을 갖게 되고 좀 더 사람다운 면모를 갖추는 법이다. 우울은 간주곡과 같이 막간에 생기는 일시적인 마음 상태여야 한다. 반면에 찬양은 영구적인 영혼의 맥박이 되어야 한다. 비관주의는 기껏해야 반족 자리 휴일일뿐이다. 기쁨은 모든 것을 살아 숨쉬게 하는 소란한 수고와 같다.(p310)

32. 현대인에게 하늘은 사실상 땅 아래 있다. 이는 간단하게 설명될 수 있다. 그는 물구나무를 서고 있는 셈이다. 머리는 서 있기에는 아주 약한 기반이다. (p310)